뉴스 듣고 아버지와 서로 눈을 맞추며 이게 뭐야 라고 외쳤다.
아버진 바로 눈물을 보이셨다. 아버진 정치란 생물에 많은 관심을 보이셨고, 직접 해볼려고 하셨던 분이기도 하다. 김영삼이 배신을 하기 전 동네 약국 아저씨를 국회의원으로 만들려고 애를 쓰셨고, 김영삼이 배신을 하자 송신부님과의 인연으로 알게된 한 변호사 아저씨를 죽자고 밀었다.
그 변호사 아저씨는 나가는 족족 떨어졌다. 사람들은 왜 반 김영삼 깃발 들고 다니냐고 그러니까 떨어지는거라고 타박했지만 그 아저씬 자신의 도의에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이들이라서 함께 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아버진 그 아저씨의 명분에 늘 박수를 쳤다. 자식들은 세상이 더 확 바뀌어야 우리가 산다라는 명분에 그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아버진 저 사람이 뭔가 하게되면 세상이 조금씩 바뀌게 되는거다라는 말씀으로 묵묵히 그를 지지했다.
돌아가신 오마니는 그 아저씨의 아줌마랑 남편 흉을 많이 보았더랬다. 돈도 안 벌리는 저게 뭐가 좋다고 저러는지...그냥 아이들 이야기에 수다떨기 바쁘셨다. 그리고, 선거 때가 되면 그 수다는 뒤로 한채 각각 남편들을 따라 되지도 않는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물론 그 결과는 역사에 잘 기록된 것처럼 낙선이었다. 시장 선거 나왔을 때인가. 오마니께서 그런 말씀 하신게 기억이 났다. 너 주소 빨리 옮겨라. 오마니 협박에 주소지를 옮기고 난 투표하러 와야만 했다. 물론 씩씩거리면서 그 아저씰 찍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오마니 뒤에서 무지 뭐라고 했다. 되지도 않는데 찍으라니...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그 아저씬 또 나왔다. 아부진 삼세판이라고 이번에 되겄지 하면서 주소지를 옮겼다. 그런데 삼세판이 안되었다. 아부진 하늘이 저 사람을 돕지 않는구나 하면서 송신부님이랑 엄청 술을 드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이 놈의 부산 사람들을 인간취급하면 개다 면서 신부님들 앞에서 주사를 부리셨다고 한다. 그런 그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지요'라는 말을 했다는게 아부지 귀에 들어가자 아부진 또 정신줄 놓으시고 내가 사람 하나 잘 봤지 라면서 다시 그 아저씨 극렬 팬으로 돌아갔다. 그때도 오마닌 아저씨의 아줌마랑 수다를 떨며 '인자 그만 해도 될텐데 예전처럼 변호사해서 먹고 살지...'라며 수다를 떠셨다고 했다.
그런 아저씨가 기억에 남을 만한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이란 자리에 올랐다. 난 아저씨가 과연 그 자리에 가서 어떻게 바뀔까를 궁금해했다. 이라크 파병. 반대했지만 이해했다. 미제가 무서운 건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미제는 무섭다. 그런데, 그 뒤로 두 가지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대연정과 FTA...특히 FTA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FTA를 부추겼던 삼성과 몇몇 관료들...그 관료들은 지금 이씨 밑에서도 잘나간다...나와 같이 일하던 친구들은 예외없이 이해불가라는 의견을 내었다. 그 친구들은 외제였다. 난 그렇게 해서 그 아저씨를 원망하게 되었다.
아저씨가 물러났다. 뒤 이어서 대통령이 된 인생은 천하의 개 사기꾼이었다. BBK를 못 밝혀낸 검찰이란 집단은 아저씨 가족들에 대한 현미경 조사를 벌여 금전관계를 밝혀냈다. 그 아저씬 뇌물이 아니라 빌린 거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이란 집단은 음반 홍보하듯이 조금씩 조금씩 흘려가며 메가히트를 치려고 했다. 그를 못 이겼던 아저씨의 성정은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다. 아저씬 그렇게 갔다.
아버진 지금 신부님 몇 분이랑 그 아저씨가 살았던 곳으로 조문을 가셨다. 난 아저씨 원망한 게 있어서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 아저씨를 죽어라 욕했던 철면피들은 지금도 그를 애도한다며 장사질하고 있다. 참 못 볼 꼴이다. 미디어몹에서 또라이 먹사 새끼가 같쟎은 글을 올렸다. 이 새끼가 또라이 새끼가 맞구나 하는 심정이 들었다. 저런 새끼가 앞에 나가서 설교질 하니까 사람들이 개독 개독하는거다. 주제를 알고 입 다물고 있어야지 숟가락은 함부로 올리는게 아니다. 난 아저씨 원망한게 있어서 차마 숟가락 얹기가 뭐하다. 그러니, 여기서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명복을 빌 뿐이다.
죄송합니다. 아저씨. 저도 원망 많이 했더랬어요. 나중에 뵙게되면 꼭 사죄드릴께요.
남아있는 사람들이 꼭 당신을 좋게 기억할 수 있도록 기도할께요.
아울러 당신을 그렇게 못 살게 괴롭혔던 그 수 많은 무리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고 사라질 수 있도록 기도드릴께요.
노무현 아저씨에 대한 명복을 조용히 빕니다.







